Zaha Hadid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건축가해체주의적 건축으로 유명했던 디자이너2004년 여성 최초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프리츠커상' 수상2008년 포보스가 선정한 '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선정2010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 100인'에 선정2015년에는 167년 전통의 영국 왕립건축가 협회에서선정하는 첫 여성 금메달 수상자 건축계의 아카데미상으로 통하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최초의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를 단지 동대문 운동장 자리에 들어설 건출물을 설계한 사람만으로 알고 있기엔 너무 아깝다.그녀는 뛰어난 건축가일 뿐만 아니라 개성 넘치는 소품 디자이너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녀가 디자인한 우아하고 매혹적인 소품, 건축에 대해서 알아보자.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인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는 2014년 4월 개관되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새벽부터 밤까지 쉴 새 없이 변화되고 움직이는 동대문의 역동성에 주목한 하디드는 공간이 나눠지지 않은 채 지붕이 벽이 되고 벽이 지붕이 되는 식으로 열린 공간들이 서로 주고받으며 이어져 동선을 따라 상생하는 '환유의 풍경'을 DDP에 담았다. 하지만, 당시 서울 시민 여론은 좋지 않았다. 기존 동대문의 환경과 너무 어울리지 않은 디자인으로 통일성을 해쳤다는 것, 또한 화재와 같은 안전성의 문제나 불투명한 건립 목적도 주 논란거리가 되었다. 그렇지만 눈으로 즐기는 목적으로의 DDP는 정말 훌륭하지 않은가. 직사각형의 빌딩들만 가득했던 서울에 이렇게 유기적이고 자유로운 형태의 그녀의 건축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언제봐도 놀라울 뿐이다. 알레시를 위해 디자인한 커피세트는 어느 것이 잔이고, 어느 것이 주전자인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커피 세트가 이렇게 생길 수도 있다는 놀라움이 눈을 넘어서 마음 깊은 곳을 흔들어 놓는다. 좋은 작품은 그림이든 음악이든 영화든 형상을 넘어서는 감동이 있는 모양이다. 건축가라면 누구나 거쳐 가야하는 코스인 가구디자인은 또 어떤가. 바다 위를 부유하는 거대한 얼음 조각 수면 아래 숨겨져 잇는 빙산을 떠올리게 하는 테이블은 그녀 자신의 건축물을 닮았다. 이런 비정형성, 예측 불가능함이 실내 공간의 편안함엔 방해가 될지 몰라도 어느 조각품 못지않은 포스를 풍긴다. 디자인이라면 응당 기능을 따라야하고, 예뻐 보여야만 할 것 같지만 자하 하디드는 그런 고정관념을 넘어서 새로운 조형관, 새로운 이미지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명품을 실리콘이라는, 공업적이기 그지 없는 재료로 만든 이 작품은 루이비통 특유의 모노그램로고가 표면에 양각으로 튀어나오게끔 디자인되었다. 아무리 눈에 띄지 않으려 해도 선명하게 드러나는 새하얀 가방에 어둡게 드리워지는 그늘이 인상적이다. 고고하고, 진귀하고, 화려한 이미지로 요약할 수 있는 명품의 이미지와는 딴판이다. 하지만 자하 하디드 특유의 휘어진 곡선 스타일은 싸고 노골적인 가방을 그 어떤 명품보다도 우아하고 품위있게 만든다. 파격을 감행하면서도 격조를 잃지 않는 거장의 면모가 빛을 발한다. 라코스테를 위해 디자인한 부츠는 신으면 스프링처럼 생긴 몸통이 다리에 착 달라붙어 편안한 착용감을 낸다.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제품.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도전해보고 싶은 파격적인 디자인의 부츠다. 자하 하디드의 초기 작품인 독일 비트라 소방서는 기울어져 있는 콘크리트와 길게 뻗은 캐노피의 조화를 엿볼 수 있는 건축물이다. 현재는 소방서가 아닌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새로운 디자인을 통해 혁신을 바라 본 자하 하디드. 우리나라의 소방서를 떠올리고 보면, 정말 혁신적인 디자인이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이미지. 이 경기장의 디자인은 '알와쿠라' 항구에 정박되어 있던 다우 배(삼각형의 큰 돛을 단 아랍의 배)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으며 한 낮에도 30도에서 20도를 유지해 쾌적한 환경에서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곡선 형태의 지붕을 사용해 시공된다. 이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은 2018년 완공 예정이다. 바쿠에 위치한 헤이달 알리예프 문화센터는 건설 당시 너무 미래지향적이다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어지고 난 후 바쿠의 명물이 되어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건물에서는 대칭되는 부분을 찾기가 어렵다. 자하 하디드가 자신의 장점을 살려 곡선을 최대한 활용하고, 실용적인 내부 활용을 만들어 곡선 건물의 한계인 활용성이라는 문제를 해결하여 그녀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건축물이다. 뉴욕 하이하인 파크 옆 첼시지역에 위치한 콘도 빌딩은 그녀의 첫 번째 뉴욕 레지덴셜 빌딩 주거용 건물이다. 그녀는 2017년 10월 이 콘도의 완공을 보지 못하고 2016년 3월 31일 세상을 떠났다. 스타 건축가이자, 재능이 넘치는 건축가이며, 창의적이고 탁월한 감각의 소유자인 자하 하디드. 그녀의 스토리를 기억하며 DDP에 가서 다시 한 번 감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